쉐보레가 포르쉐 911 GT3 RS와 경쟁할 신형 코르벳 ZR1을 공개했다. 하이퍼카급 성능을 자랑하는 이 모델의 가격은 포르쉐 911 GTS 수준인 17만 3,300달러부터 시작한다. 순수 내연기관 동력만으로 미국 제조사 최고 출력을 기록했으며, 쉐보레 코르벳 역사상 가장 빠른 모델이다.
신형 ZR1의 심장부는 현행 코르벳 C8 Z06의 ‘LT6’ V8 엔진(670마력)을 기반으로 개발된 ‘LT7’ 엔진이다. 76mm 모노스크롤 터보차저가 배기 매니폴드에 통합됐으며, 인텔리전트 안티래그 시스템도
새롭게 적용됐다. 고성능 엔진에 걸맞게 실린더 헤드는 독특한 흡배기 포트와 대형 CNC 가공 연소실을 갖췄고, 강제 흡기에 맞춰 밸브 타이밍과 리프트 프로파일이 최적화됐다.
LT7 전용 경량 피스톤과 새로운 커넥팅로드, 크랭크샤프트가 개발됐으며, LT6 대비 더욱 정밀한 밸런싱 작업으로 고출력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압축비는 9.7:1이다.
엔진은 7,000rpm에서 1,064마력, 6,000rpm에서 112.3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쉐보레의 전설적인 LS7 엔진 두 개를 합친 것보다 더 강력한 수치다. 건조 중량은 쿠페 기준 1,665kg, 컨버터블은 1,705kg이다. 모든 동력은 최종 감속비가 조정된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통해 후륜으로만 전달된다.
독일 파펜부르크 ATP 시험장에서 실시된 최고속도 테스트에서는 르망 우승 드라이버가 아닌 제너럴모터스의 마크 로이스 사장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차량은 GM이 ‘톱스피드 모드’라 부르는 특별 섀시 제어 모드로 설정됐으며, 6단 기어를 레드라인까지 올려 233mph(약 375km/h)를 기록했다. 이는 일회성 기록이 아닌 반복 테스트에서도 230mph 이상을 꾸준히 기록했다.
가속 성능도 인상적이다. ZTK 퍼포먼스 패키지 장착 시 정지상태에서 60mph(약 96km/h)까지 2.3초가 소요되는데, 이는 사륜구동 E-Ray보다 0.2초, 자연흡기 Z06보다 0.3초 빠른 기록이다.
섀시는 어댑티브 마그네틱 라이드 서스펜션을 기반으로 하며, 전후 더블 위시본에는 단조 상부와 주조 하부 알루미늄 암이 적용됐다. 8,495달러의 카본파이버 에어로 패키지와 1,500달러의 ZTK 패키지를 선택하면 더욱 강화된 스프링과 공력 부품이 추가된다. ZTK 패키지는 기본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 S 타이어를 스포츠 컵 2 R로 업그레이드하며, 옵션으로 제공되는 카본파이버 휠은 비스프렁 질량을 19kg 줄여준다.
400mm 전방과 390mm 후방 디스크를 갖춘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기본이며, 각각 6피스톤과 4피스톤 캘리퍼가 장착된다. 차체에 적용된 모든 공력 장치들은 최고속도에서 544kg의 다운포스를 발생시킨다.
이처럼 신형 코르벳 ZR1은 백만 달러가 넘는 하이퍼카들과 견줄만한 성능을 17만 달러대 가격으로 제공한다. 쉐보레는 이를 통해 슈퍼카 시장에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