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천Nm의 초강력 토크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다면, 일상적인 주행은 식은 죽 먹기겠죠.”
BMW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턴버그 시험장에서 공개한 차세대 파워트레인 제어 시스템 ‘Heart of Joy’는 이런 자신감에서 시작됐다. BMW는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쎄’의 핵심 기술을 시연하기 위해 테스트카 ‘Vision Driving Experience(VDX)’를 제작했다.
이 차량에 탑재된 Heart of Joy는 일종의 ‘슈퍼 브레인’이다. 태블릿 크기의 작은 블랙박스지만, 구동계와 제동, 충전, 회생제동, 조향 등 차량의 모든 동작을 총괄하는 통합 제어 시스템이다. 기존 시스템보다 10배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하며, 밀리초 단위의 반응 속도로 각 부품들을 제어한다.
프랭크 베버 BMW 개발 담당 이사는 “Heart of Joy는 운전의 즐거움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며 “특히 회생제동 시스템의 혁신으로 효율성도 25% 높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상 주행의 98%는 기계식 브레이크 없이 회생제동만으로 감속이 가능하다.
BMW는 이 시스템을 포함해 총 4개의 중앙 제어 컴퓨터를 노이에 클라쎄에 탑재할 계획이다. 나머지 세 개는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그리고 공조·조명 등 기본 편의장치를 담당한다. 특히 자체 개발한 동역학 제어 소프트웨어와의 조합으로 전례 없는 정밀 주행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VDX의 시연 주행에서는 휠 림에 컬러 코드를 적용해 시스템의 작동을 시각화했다. 가속 시에는 녹색, 회생제동 시에는 파란색, 기계식 브레이크 작동 시에는 주황색으로 표시된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지난해 IAA 모터쇼에서 이 작은 블랙박스를 들어 보이며 “전기화, 디지털화, 순환경제에 이어 BMW만의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네 번째 가치를 더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노이에 클라쎄 차량은 올해 말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BMW는 이를 통해 전기차 시대에도 브랜드의 정체성인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