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가 모터스포츠의 새 지평을 열 전기 레이싱카를 공개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서 선보인 블레이저 EV.R 프로토타입은 3개의 전기모터를 통해 1,300마력(1,000kW)이라는 놀라운 출력을 발휘한다.
NASCAR(나스카)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차량은 나스카의 차세대 EV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전륜에 1개, 후륜에 2개의 STARD UHP 6단계 전기모터가 장착됐으며, 78kWh 용량의 수냉식 배터리 시스템으로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했다.
쉐보레 측은 “블레이저 EV.R 프로토타입은 미래 양산차와 레이싱 프로그램에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라고 밝혔다. 특히 이 프로토타입의 설계에는 쉐보레 역사상 가장 강력한 SS 모델인 2025년형 블레이저 EV SS의 디자인 DNA가 반영됐다.
필 잭 쉐보레 글로벌 디자인 총괄은 “전통적인 블레이저의 디자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레이싱에 최적화된 공기역학적 설계를 적용했다”며 “더 낮고 넓어진 차체는 고속 주행 시 최적의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 커쇼에 위치한 캐롤라이나 모터스포츠 파크에서는 실전 테스트도 진행됐다. 2024 NASCAR 엑스피니티 시리즈 챔피언인 저스틴 올가이어가 시험 주행을 맡았으며, 나스카의 브랜든 토마스 차량설계 부사장은 “팬들이 데이토나에서 이 강력하고 흥미진진한 차량을 보게 될 때 매우 좋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주말 열리는 ‘위대한 미국의 레이스’ 데이토나 500에서는 615마력의 2025년형 블레이저 EV SS가 페이스카로 데뷔한다. 양산형 블레이저 EV SS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96km까지 단 3.4초 만에 도달하는 강력한 가속 성능을 자랑한다.
쉐보레의 이번 발표는 전통적인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NASCAR를 비롯한 주요 레이싱 대회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